세상으로부터 소외된 한센병 환자 진료에 한평생을 바친 치과의사의 삶이 사진과 기록을 통해 재탄생했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치의학박물관은 ‘나눔의 삶, 치과의사의 비전’이라는 주제로 제9회 동문기획전 개막식을 진보형 치의학박물관장, 권호범 치의학대학원장, 박혜경 국립소록도병원장, 이지은 복지부 구강정책과장, 한수부 명예 관장 등을 비롯 여러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6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본관 1층 치의학박물관에서 개최했다.
진보형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50년 넘는 시간 그리고 그 시간에 묻어 있는 땀방울을 느끼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치과의사들의 봉사와 나눔의 삶을 재조명하고 우리 치과계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재정립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소록도 등 소외된 지역에서 나눔 정신을 실천해온 치과의사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구라봉사회’와 이 활동을 50년 이상 이끌어온 고 유동수 교수(1933~2021)를 추모하고 그의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축사 순서에서 권호범 원장은 “우리 대학은 사회에 봉사하는 치과의사를 양성하는 게 1차 목표”라며 “후학들이 유동수 교수의 삶을 기리고 배울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혜경 원장은 “나누는 삶을 위한 봉사와 사람들의 참여는 한센인이 없어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참여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동일한 주제와 자료로 소록도 한센병박물관에서도 기획 전시회를 추진해보겠다”고 밝혔다.
한수부 명예관장이 고 유동수 교수 유가족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유 교수의 부인인 김성희 여사는 감사장을 받은 후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여사는 “세월이 많이 흘렀다. 아들이 다섯 살 때 유 교수가 구라봉사회 일을 시작했다. 내가 6년을 말렸으나, 유 교수는 가족만큼이나 구라봉사회를 사랑했다”며 “보고 싶은 얼굴을 보니까 너무 좋다. 구라봉사회의 발전을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전시장 앞에서 내빈 14인의 테이프 커팅식에 이어 참석자들은 본관 1, 2층에 마련된 주요 전시 자료와 유물을 관람하며 봉사에 임했던 이들의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전시에서는 한센병과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국립소록도병원 한센병박물관(전남 고흥군 소록도 소재)의 생활 유물(총 9점)과 그들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다시 한번 이들의 삶을 조명하고, 한센인에 대한 진료 봉사를 이어온 구라봉사회의 활동을 사진과 기록으로 조망했다. 전시는 오는 9월 27일까지 진행된다.
구라봉사회는 1969년 활동을 시작으로 매년 여름 방학을 활용해 한센병 환자를 찾아가거나, 주말에도 소외된 계층을 찾는 등 진료 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필리핀, 태국에서의 해외 봉사 진료도 진행한 바 있다.
출처 : 치의신보 - https://dailydental.co.kr/news/article.html?no=125827